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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31st
11:39pm

자신이 있어야 할 데가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왜인지 스스로 물어보라. 조직이 썩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조직이 내세우는 가치관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무인가? 두 가지 물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그렇다’라는 답이 나오면.. (중략) 그만두는 게 옳은 선택이다. 출세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 피터 드러커, 『인생고수』 안광복 지음, 126쪽에서 재인용

Thursday, April 15th
9:35am
동대문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던 언니는 집에 가면 일단 힘이 쭉 빠져서 침대에 망연자실 30분을 누워있는다고 했다. 자는게  아니라 그저 움직일 수 없을 뿐이라고. 언니는 10시반에 가게 문을 열고, 정확히 8시 반에 나와 교대했다. 나는 8시 반부터  새벽 5시까지 혼자 가게를 지키며 주인언니가 사입해온 티셔츠를 접고, 사람들에게 팔았다. 오천원짜리 티셔츠를 주로 사는건  학생들이거나 또래를 둔 가벼운 지갑을 가진 엄마들이었다. 하루에 백장이 넘는 티셔츠를 접고 팔았다.
요즈음 나는 귀가하면 잠시 침대에 뻗는다. 왠만하면 컴퓨터도 키고 싶지 않다. 하루를 열심히 산 내가 일을 하는 곳은  웹이다. 머리를 흔든다. 일이 재밌고, 나는 살아있고, 다시 이것저것을 하다 하루를 마무리하다보면 점심시간엔 사람들과 연예인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나는 드라마가 할 시간, 버라이어티 예능이 방송될 시간이면 거의 술을 먹고 있다.
미치도록 행복한 내 일상. 매 순간 치열하지 않은 내가 싫다. 사람을 만나더라도 일을 하더라도 글을 쓰더라도 처연할 정도의  치열함이 오바처럼 나에게 베어있기를 꿈꾼다. 나는 뻗었다.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 힘들만큼 일상이 베어버린 내가 있다.

동대문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던 언니는 집에 가면 일단 힘이 쭉 빠져서 침대에 망연자실 30분을 누워있는다고 했다. 자는게 아니라 그저 움직일 수 없을 뿐이라고. 언니는 10시반에 가게 문을 열고, 정확히 8시 반에 나와 교대했다. 나는 8시 반부터 새벽 5시까지 혼자 가게를 지키며 주인언니가 사입해온 티셔츠를 접고, 사람들에게 팔았다. 오천원짜리 티셔츠를 주로 사는건 학생들이거나 또래를 둔 가벼운 지갑을 가진 엄마들이었다. 하루에 백장이 넘는 티셔츠를 접고 팔았다.

요즈음 나는 귀가하면 잠시 침대에 뻗는다. 왠만하면 컴퓨터도 키고 싶지 않다. 하루를 열심히 산 내가 일을 하는 곳은 웹이다. 머리를 흔든다. 일이 재밌고, 나는 살아있고, 다시 이것저것을 하다 하루를 마무리하다보면 점심시간엔 사람들과 연예인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나는 드라마가 할 시간, 버라이어티 예능이 방송될 시간이면 거의 술을 먹고 있다.

미치도록 행복한 내 일상. 매 순간 치열하지 않은 내가 싫다. 사람을 만나더라도 일을 하더라도 글을 쓰더라도 처연할 정도의 치열함이 오바처럼 나에게 베어있기를 꿈꾼다. 나는 뻗었다.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 힘들만큼 일상이 베어버린 내가 있다.

Sunday, March 14th
12:00pm

…. ” 그런데 지젝은 이 진부한 이야기를 약간 새롭게 각색하고 있다. 실재를 허구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지젝은 일단 니체의 진영에 가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곧 그런 허구가 없이는 사람이 살 수 없다고 주장합으로써 실재라는 허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인간이 욕망의 주체인 한에 있어서, 현실과 실재의 경계는 별로 의미가 없어진다. 현실의 ‘나’는 욕망의 실현을 위한 가상일 수 있으며, 나는 현실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실재’라는 가상을 필요로 한다. 현실은 실재가 되고 실재는 현실이 된다. 그러나 이 경계를 무너뜨리는 순간 욕망은 유지될 수 없으며, 삶은 끝난다.

 인간은 욕망을 갖는 한에서만 인간일 수 있다는 것이 지젝의 출발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욕망을 가진 인간은 자신의 욕망의 대상이 무엇인지 항상 착각하며 살고 있다. 지젝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이 목표로 하는 것은 욕망이 완전히 충족되는 상태가 아니라, 욕망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상태이다. 욕망의 주체로서의 인간은 욕망의 실현에서가 아니라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부터 자신의 삶을 확인하고 쾌락을 얻는다. 그러나 욕망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달할 수 없는 욕망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은 환상을 통해 그런 욕망의 목표를 만들어내며 그것을 통해 욕망하는 법을 배운다. “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20쪽.

+ 큰 연관은 없지만, <아바타>를 보았다.

Saturday, March 6th
12:45pm

201000301. 결혼식 풀착장.

작년 연말부터 결혼식은 이렇게 하고 가고 있다. 케이프로 가려졌지만, 앞 라인에 코르셋 장식으로 흰 끈이 들어가고, 위 아래 퍼를 둘러 마감한 옷이라, 때 탈까봐 특별한 날만 입는다. 원래 같은 원단으로 된, 세트인 레이스 달린 케이프가 있는데 너무 과한 ‘세미 로리복’ 느낌이 나서 아우터로 가급적 톤을 다운한다. 저 케이프는 모 벼룩에서 2,000원에 득템한 물건이다. 이 날은 조금 추웠다. 정장을 착장해준 베베와 덜덜.

포인트는 핑크깔로 맞춘 평소에도 하고다니는 팔토시와 끈 덧양말. 늘 그렇듯 머리는 대충이고 아트박스 종이가방을 메다.

Monday, March 1st
8:38am

오랜만에 엄마와 잠깐 동네 산책을 했다. 라기보다는 시내에서부터 걸었다. 늘. 언젠가는 구두티켓을 써보고 싶다며, 차마 써보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남편에게 주었던 엄마는. 오늘따라 호기롭게 신발구경을 하겠단다. 티켓은 가져오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모습에, 난 이것저것을 골라주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신어보라 말하기엔 엄마나 나나 너무 동네 차림이더라. 덕분에 점원 신경 안쓰고 엄마와 매장 구두를 마음껏 건드리며 구경했다.

엄마는 늘 저런 매장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이제 조금 사회인티가 날까말까하는 내가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건 사실 이런 유치하고 사소한 것이라, 조금 덜 어색하게 엄마 손을 잡고 친구와 쇼핑하듯 물건들을 보며 수다를 떤다.

“구두살때 나 데려와. 내가 물건 잘 보지 않아? 딱 엄마 취향인거, 딱 봐도 좋은 물건 잘 고르잖아.”

동대문 옷가게에서 일할때 ‘그나마의 사회인’같아 보이는게 신기했는지 엄마는, 아빠와 몰래 와서 내가 옷 파는 모습을 구경하고 갔더랬다. 쫓아나가 인사라도 하려고 했지만. 그냥 빙그레 웃고 돌아서더라.

엄마와 나는 손을 잡고 다이소에 왔다. 천원짜리 물건을 마음껏 담을 수 있어서 쇼핑기분 낼 수 있는 이 곳을 엄마와 나는 좋아한다. 집 앞에 있는 다이소는 꼭 살게 없어도 종종 들린다. 가족들이 쇼핑카트를 밀거나,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로 장을 보러 다닌적 없는 엄마.

난 아직도, 엄마라는 존재를 알았을 때 부터 줄곧 불러온 호칭인 ‘어머니’라고 부른다. 늘 ‘어머니’ 였다. “오마니. 이제 집에 가자”

Sunday, February 28th
9:30pm
아바타스타킹. 새삼스럽게 &#8216;이런거 너무 튀어서 어떻게 신죠?&#8217; 라고 하는 말들이 웃겨 콧웃음.
옷 튄다고, 스타킹 요란하다고 난리치길래 만나보면 준수한 경우 참 많더라.
딱 폼잡고 허세에 떠드는 만큼만 하고 다니자가 신조임.

아바타스타킹. 새삼스럽게 ‘이런거 너무 튀어서 어떻게 신죠?’ 라고 하는 말들이 웃겨 콧웃음.

옷 튄다고, 스타킹 요란하다고 난리치길래 만나보면 준수한 경우 참 많더라.

딱 폼잡고 허세에 떠드는 만큼만 하고 다니자가 신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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