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엄마와 잠깐 동네 산책을 했다. 라기보다는 시내에서부터 걸었다. 늘. 언젠가는 구두티켓을 써보고 싶다며, 차마 써보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남편에게 주었던 엄마는. 오늘따라 호기롭게 신발구경을 하겠단다. 티켓은 가져오지 않았다며 소극적인 모습에, 난 이것저것을 골라주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신어보라 말하기엔 엄마나 나나 너무 동네 차림이더라. 덕분에 점원 신경 안쓰고 엄마와 매장 구두를 마음껏 건드리며 구경했다.
엄마는 늘 저런 매장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이제 조금 사회인티가 날까말까하는 내가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건 사실 이런 유치하고 사소한 것이라, 조금 덜 어색하게 엄마 손을 잡고 친구와 쇼핑하듯 물건들을 보며 수다를 떤다.
“구두살때 나 데려와. 내가 물건 잘 보지 않아? 딱 엄마 취향인거, 딱 봐도 좋은 물건 잘 고르잖아.”
동대문 옷가게에서 일할때 ‘그나마의 사회인’같아 보이는게 신기했는지 엄마는, 아빠와 몰래 와서 내가 옷 파는 모습을 구경하고 갔더랬다. 쫓아나가 인사라도 하려고 했지만. 그냥 빙그레 웃고 돌아서더라.
엄마와 나는 손을 잡고 다이소에 왔다. 천원짜리 물건을 마음껏 담을 수 있어서 쇼핑기분 낼 수 있는 이 곳을 엄마와 나는 좋아한다. 집 앞에 있는 다이소는 꼭 살게 없어도 종종 들린다. 가족들이 쇼핑카트를 밀거나,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로 장을 보러 다닌적 없는 엄마.
난 아직도, 엄마라는 존재를 알았을 때 부터 줄곧 불러온 호칭인 ‘어머니’라고 부른다. 늘 ‘어머니’ 였다. “오마니. 이제 집에 가자”